Serious Black

MuzeWeek/DC Life 2008. 4. 24. 21:52

Nikon D40X, Nikkor AF-S 55-200mm DX F4-5.6G VR

Nikon D40X, Nikkor AF-S 18-55mm DX F3.5-5.6G VR

작년 크리스마스 쯤, 어디선가 혜성처럼 나타난 것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바로 시리우스 블랙(...해리 포터에 나오는 Sirius Black을 패러디한 Serious Black. 어??!!!)입니다. 꽤 어릴적부터 항상 집에서 개를 키워왔기 때문인지 후에 펫을 둔다면 고양이과(?)로 할 예정이었지만 그런 야심찬 CONOPS[각주:1]를 이놈이 짓밟아버린 것이죠. 원래는 어머니가 다니는 미용실의 손님이 키우던 놈인데, 어쩌다보니 미용실에 버려(?)졌다고 합니다. 그렇게 있는 애를 어머니가 데려온 것이죠.

뭔가 어울리는 이미지

전 처음에 이놈 종이 뭔지도 몰랐습니다. 친구에게 전화로 이리저리 인상착의를 설명해줬더니 블랙 코카 스파니엘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하여간 제대로 아는게 없는 놈입니다.) ...그런데 일단은 푸들이라고 합니다. (설마 푸들일 것이란 생각은 안 들던데;;) 아마, 태어난지 1년 반쯤 되지 않았나 싶군요. 원래 부르던 이름은 까망이라고 하지만, 내 지붕 밑에선 그런거 없습니다. 이놈은 처음 온 날부터 내 발을 아작아작 씹어대는 만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진지한 깜둥이'를 번역한 Serious Black이라고 이름 짓기로 했죠. (참고로 얼마 전 동물병원에서 털을 깎은 적이 있었는데, 완전 크리스 터커랑 똑같이 생겼더군요. 일단은 개그 페이스 합격.)

예전에 키우던 개들을 기억해보면, 이놈은 유별나게 이빨이 날카로운 것 같더군요. 저 조그만한 덩치에 뭔놈의 턱힘이 그리 쎈지;; [각주:2] 이놈의 만행을 또 한번 나열해보자면, 라꾸라꾸 침대를 펴고 누워있으면 앞발로 침대를 딛고 서서 제 관자놀이를 퍽퍽 때립니다. 또 현재 모니터 대신 TV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높이가 기껏해야 20cm도 안 되는 안락의자에 앉아서 컴퓨터를 사용하는데, 그렇게 앉아 있으면 꼭 가랑이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서 무릎에 턱 걸쳐 앉습니다. (지금도 그 위치에서 즐잠하고 계십니다.) 그래도 다른건 다 받아줘도 오피스텔이니 짖을 땐 무지 혼냅니다. 그래서 이젠 지가 본성에 못이겨 반쯤 짖다가 어디론가 숨어버리더군요. (...전 주인이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치 하나는 본좌급인듯.) 참 어쩌다 나한테까지 흘러들어온거보면 얘 인생도 애절했나봅니다. 사료도 꽤 주는데 살이 잘 안붙는 것이 뭔가 종의 특징인 것 같으면서 괜히 딱하기도 하구요. 하지만 난 아직 이놈이 씹어제낀 나의 아이팟 랜야드 이어폰을 잊지 않았다는거..-┏.

  1. Concept of Operations, 즉 작전계획. 참고로 순서가 바뀐 Operation Concept를 줄여 OPCON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해당 약어는 Operation Control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본문으로]
  2. 원래 푸들이란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사냥개로 많이 훈련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금도 사냥견으로 쓰인다고 하는군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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