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삼국무쌍 온라인 : Some Things Don't Change.

MuzeWeek/Entertainment 2008. 6. 9. 16:19

KOEI와 CJ인터넷이 합작하여 서비스하게 될 진삼국무쌍 온라인(真三國無双 Online)이 6월 5일부터 8일 동안 1차 CBT(Closed Beta Test)를 진행하였고, 대항해시대 온라인 때부터 왜인지 코에이의 온라인 게임 테스터로는 탈락된 적이 없는  Muzeholic 역시 이리저리 삽질하며 테스트에 동참하였다. 일본에서는 이미 정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모양인데, 뭐 대항해시대와 마찬가지로 한국에는 한타임 정도 느린 패치 적용으로 운영하려는 계획인 것 같다.

진삼국무쌍 Online

일단 처음 접속해보면 느낌은, '...좀 새로운 걸 연구해볼 생각은 없나'다. 게임 인터페이스 및 마을에서의 캐릭터 이동 및 상점 구현 등등은 대항해시대 온라인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될만큼 낯익은 것이었다. 길드 사무소로 사용되던 공간은 개인의 '집'이라는 형태로 변형된 것 같고, 주점에서 피로도를 낮춰주던 주점 아가씨(?)는 도움말 캐릭터로 바뀌어 버렸지만, 그 이외에는 거의 비슷하다. 물론 대항해시대 온라인이라면 복장도가 낮아서 알현할 수 없었던 군주(?)들에게 처음부터 마음껏 들이댈 수 있다는 점도 있겠다. 캐릭터 생김새 역시 거의 변화가 없다. (알 수 없는 펭귄 포즈로 뽈뽈거리고 돌아다니는 꼬마 캐릭터라든가.) 문제는, 사실 대항해시대 온라인도 딱히 인터페이스가 '편하다'고는 할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그보다도 더 괴악해진듯한 진삼 온라인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더라. 하지만 인터페이스 문제는 게임 전용 패드를 사면 해결된다. (Muzeholic의 경우, 5일 저녁에 게임 해보고 당장 그 다음날 아침 국제전자센터에 놀러가 CYVOX 플스 클론 패드를 샀다. 만2천원 밖에 안 하는데 꽤 쓸만하더라.) 아무래도 진삼 온라인은 패드로 진행하게끔 디자인된 게임이다.

초기 접속 화면. 1계정 당 1캐릭터로 한정된다.

계정을 생성하면 캐릭터를 생성하게 되는데, 진삼 온라인에서는 1계정 1캐릭터가 원칙인 것 같다. (테스트를 위해 그렇게 제한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이름과 출신지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 출신지는 낙양, 장안, 상산, 패국, 한중, 건업 등등 굵직한 지역이나 도시의 이름이 해당한다. (중국 대륙을 1cm 깍둑썰기 느낌을 주는 grid로 나누어 선택할 수 있게 하는데, 생략되거나 합쳐지는 부분도 많다.) Muzeholic은 마운록이라는 캐릭터에 충실하기 위해 적어도 마초가 날뛰던 서량 부근을 그녀의 출신지로 설정해보려 했으나, 결국 가장 근접한 한중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설정을 하면 실제 아이디는 마운록.한중의 형태로 보여진다. 물론 출신지를 생략하게끔 설정도 가능하지만, 일단은 그것이 default다.)

참고로 현재 테스터들이 선점한 아이디들은 정식오픈하고 나서도 계속 유지시켜준다고 한다. 이미 굵직한 이름들은 이미 한발 앞서 시작한 서포터즈 쪽에서 선점했기 때문에 Muzeholic은 야사(?)에나 등장하는 가상의 여캐릭터들을 공략하기로 했다. 그래서 마초의 동생이자 조운의 아내라는 마운록과, 여포의 딸이라는 여영기를 선점했다. 마운록은 정사에는 등장하지 않는 사실상의 가상 인물이고, 여영기는 잠시 언급되지만 거의 기록이 끊겨있다고 한다. 그래도 나머지 하나에 비하면 이 둘은 양반이다. 누군가 하후돈에게 딸이 있다고 본인을 낚아서 만들게 한 하후리가 그것이다. (실제로 하후돈은 결혼도 하지 않았고, 그의 아들인 하후무 역시 하후연의 자식인데 양자로 들인 것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하후리란 Muzeholic표 쌩 오리지날 가상 캐릭터라는 얘기다.) 필자는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하후돈을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차마 그 이름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 여튼 이렇게 3개를 선점했는데 마운록을 생성할 때도 고를 수 없는 출신지가 2~3개 있었던걸 생각해보면, 아마 출신지가 다르면 같은 이름도 허용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마을의 모습. 각 세력 별로 미묘하게 차이가 있지만 골격은 같다.

아무튼 그렇게 캐릭터를 생성하고, 동탁 원소 조조 손견 유비 중 소속 세력을 고르고나면 게임이 시작된다. (시나리오가 '반동탁연합' 하나 밖에 없던데 이건 어떤 식으로 운영될런지 솔직히 감을 잡을 수가 없더라.) 게임이 시작되고 메인 이벤트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바로 전투에 투입되어 버린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처음에 사용할 무기를 고를 수 있게 되는데, 중개상(경매)을 이용할 정도의 돈이 모이기 이전이나 운 좋게 전투에서 무기 상자를 루팅하지 않는 이상 그 무기를 계속 사용하게 된다고 보면 된다. 이른바 이 신참 무기에는 전부(도끼), 쌍극, 쌍검, 쌍추, 직창, 철검, 직곤, 옥도 등이 있다. 각각의 무기를 사용하는 모션(motion)은 진삼3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Muzeholic은 진삼4부터는 해보질 못했기 때문에) 전부는 전위의 것을, 쌍극은 장료(사실 장료는 창을 썼던 것 같은데...아무튼 모션은 동일하더라), 쌍검은 육손, 쌍추는 당연히 초선, 직창은 조운, 철검은 주유, 옥도는 동탁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직곤이라는 이른바 '봉'은 사실 누구 모션인지 모르겠다. 진삼3까지는 없었던 캐릭터일지도.)

이렇게 기본 무기를 정하더라도, 후에 구할 수만 있고 계급만 된다면 얼마든지 다른 종류를 사용할 수 있으니 마음편히 먹어도 된다. 그리고 당연히 가장 무난한 것은 '창'이어야 맞는데, 조운을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그의 모션이 얼마나 짜증나는지 알 것이다. 물론 차지 공격을 섞지 않고 순수하게 공격 연타로만 치면 나쁘지 않은 모션이지만, 보통 안정적인 콤보로 많이 사용되는 2번 차지 콤보(즉 공격2번 후 들어가는 차지 공격)가 너무 직선적인데다 컨트롤이 어려워서 조금만 방향을 잘못잡으면 안드로메다로 가버린다. 더군다나 무쌍난무의 범위도 결코 좋지 않아서 '창' 캐릭터로는 그다지 인기가 없는 것이 사실인데, 그래서 온라인의 기본 모션으로 채택된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강유라든가 마초의 창 모션을 이식시켰다면 발란스가 안 맞았을테니까. 그리고 차지 콤보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라면 그냥 공격 연타 판정이 좋기 때문에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한 마디로 조운은 모 아니면 도지 Muzeholic같은 중진급에는 맞지 않는다.)

전투화면의 모습. 무기는 랭크1 직창이다.

본인은 쌍극을 골라서 플레이했는데, 일단 리치도 좋고 공격력, 판정 범위 등 어디 빠지는 부분이 없다. 모션도 장료의 것이니 그 얼마나 심플하면서 효율적인가! (장료 모션이 주로 수평 베기이기 때문에 쌍극에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다만 무쌍난무는 장료보다 주태와 유사한 것 같더라. 장료의 무쌍난무는 분명 조금씩 움직였던 것 같은데, 쌍극을 사용한 무쌍난무는 주태의 것과 비슷하게 제자리에서 난도질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동속도가 가장 느려서 말이 구현되지 않는 한 누군가를 쫒아가서 팬다든가 하는 플레이는 불가능하더라. 더군다나 꽤 시간의 압박이 큰 시스템이라 느린 이동 속도란 무시하지 못할 영향을 끼친다. (특무라 불리우는 Quest들을 수행할 때가 특히 더 그렇다.) 그래서 쌍극 사용자들은 경매를 이용해 철검 등을 구비해두면 좋다. 철검은 이동속도와 공격반경, 콤보 모션 등 모든 측면에 있어 중상의 위력을 발휘하기에 종합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무기라 할 수 있겠다.

무기를 고른 후 첫 신참 이벤트를 완료하고 돌아오면, 회랑(궁전)에 가서 군주를 만나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때, 각각의 군주를 섬기지 않고 다른 장수들을 선택할 수도 있으니 선택지를 잘 보기 바란다. (물론 그 방식으로 다른 세력에 있는 장수의 부하로 들어갈 수는 없고, 그 세력 내의 여타 장수들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조조 세력을 선택했다면 메인 이벤트는 조조를 만나는 것으로 진행이 될텐데 말 끊고 나와서 하후돈이나 하후연, 전위 등의 다른 장수들을 찾아가 섬기겠다고 해도 된다는 것이다. 각각의 장수들은 보너스 능력치가 전부 다르다. 보통 '전투 보너스'가 무엇인지 신경을 많이 쓰는데 무쌍이나 체력 등은 +15단위이고, 공격력과 방어력은 +7단위이다. (참고로 공격력+7에 해당하는 장수들은 여포, 원소, 하후돈, 손책, 관우 등이다. 사실 일본판 스샷을 보아하니 아직 등장하지 않는 장수들도 나오던데 언제 적용될지는 모르겠다.) 그 후에는 연병관이 주는 부장 영입 특무를 수행해서 부장을 하나 꼬시고, 돈 모으고 경험치 쌓으며 놀면 된다. (연병관이 주는 특무들은 안 해도 무방하지만, 처음에는 한번씩 해보면서 거점 점거 방식을 익히는 것이 좋다.)

...이것이 진정한 꿈높현시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

아직은 테스트 기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애시당초에 RPG가 아닌 FPS에 중점을 두고 만든 게임이라 그런지 자유도에 제약이 많고 컨텐츠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물론 재미는 있는데, 너무 할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대항해시대에서도 퀘스트 내용 비슷비슷하기로 유명했었는데, 진삼은 한술 더 뜬다.) 유저들을 오랫동안 붙잡아두기엔 힘든 게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추가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고 여러가지 activity가 생겨난다면 달라지겠지만, 지금 이대로는 조금 무리다. (물론 진삼 시리즈 자체가 그렇긴 하다. 하다보면 쉽게 질리는 스타일이긴 했으니까.) 또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해상도 지원이 너무 제한적이다. 높은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둘째 치고, 와이드 모드용 해상도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아니면 워3 같은 게임들처럼 해상도를 유저가 직접 설정할 수 있게끔 해주든가.) 하지만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나를 이끄는 것은, 역시 真三國無双(진삼국무쌍) 이 다섯 글자의 힘이 아닌가. 그 변하지 않는 액션 게임의 로망. 제발 진삼 온라인은 대항해시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2008년 7월 7일자 Post Script :
1차 테스트 때 미처 스크린샷 찍어두질 못해서 타 블로그에서 양해를 구하고 일본판 스샷을 올려두었었는데, 모두 이번 2차때 Muzeholic이 직접 찍은 놈들로 대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