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Watches The Watchmen?

MuzeWeek/Culture 2008. 7. 29. 19:03

Original cover.

상당히 우연한 계기로 접하게 된 한 그래픽 노블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 계기란 이 작품이 2005년 TIME MAGAZINE이 발표한 All-Time 100 Novels(the 100 best English-language novels from 1923 to the present : 타임지가 창간된 1923년부터 현재까지의 영어권 소설 베스트 100)에 뽑힌 유일한 '만화'였기 때문도 아니고, 그 작가가 V for Vendetta로 유명한 Alan Moore였기 때문도 아니다. 정말 우연히, 웹서핑 중 발견하게 된 이 단 한 줄의 글귀가 날 인도했다고 해야겠다. "Who watches the watchmen?" "야경꾼은 누가 감시할 것인가?"

실제로 이 작품은 1986년부터 1987년 사이의 연재물이기 때문에 시대 배경 역시 1985년 현재로 잡혀 있다. George Orwell1984를 염두해둔 것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분명 유사한 모티프들이 이곳저곳에서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애시당초에 Watchmen이라는 컨셉 자체가 Big Brother와 닮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건 중요한게 아니다. 이 그래픽 노블은 1984와 다르게, 이미 절반을 읽기도 전에 당신의 몸을 전율시키는 그런 슬픈 작품이니까. 일단, 원활한 리뷰의 진행을 위해 간단한 시놉시스 겸 제공되는 소개글을 가져와보겠다. (딱히 스포일러는 아니니 마음편히 읽어보기 바란다. 참고로 Watchmen은 300의 감독으로 유명해진 Zack Snyder에 의해 영화 제작 단계에 있다.)

Watchmen, the movie's on the way.

1985년 10월, 예전 미국을 위해 싸우던 영웅 중 하나인 코미디언(Comedian)이 빌딩 옥상에서 잔혹하게 던져진다. 미국이 나치 혹은 공산주의자들과 싸울 때, 그리고 베트남전에서 싸울 때 미국을 위해 싸우던 초영웅들은 이제 그 전쟁들이 끝나자 국가의 관리 하에 들어간다. 법에 구애받지 않고 악당을 처단하는 행위(비질란티즘 : Vigilantism)는 엄격하게 금지되었다. 많은 초영웅들은 국가의 관리 하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지만, 결코 악당을 처단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몇 안되는 남은 영웅중 하나인 로어셰크(Rorschach)는 코미디언의 죽음 뒤에 무언가가 있다는 낌새를 챈다. 결국 그는 독자적으로 그것을 수사하기 시작하며, 예전에 자기와 함께 싸웠던 영웅들을 찾아다니는데...[각주:1]

Watchmen(1986)에는 상당히 많은 히어로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Justice League와 유사한 형태의 커뮤니티를 형성해 살아갔음을 알 수 있다. (단 그런 세계관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이른바 '영웅질'이 법적으로 금지되었다는 설정.) 어떻게보면 이 작품은, 이 전까지의 이른바 '히어로 세계'에 대한 총체적인 패러디 혹은 오마쥬라고 할 수 있겠다. Nite-Owl은 배트맨과 닮아 있으며, Dr. Manhattan은 슈퍼맨, Rorschach는 딕 트레이시, Captain Metropolis는 캡틴 아메리카, Silk Spectre는 원더 우먼, 그리고 Comedian은 조커를 닮아 있다.[각주:2] 알란 무어는 이 수많은 히어로들에게서 그리고 심지어는 villain(악당)에게서, 극도의 인간적 연약함과 오류를 찾아내 부각시킨다. 비슷한 사례로는 Spider-Man 영화 시리즈 혹은 TV-Series Smallville 등이 있겠는데, Watchmen을 보고 나면 피터 파커의 흑화나 젊은 클락 켄트의 삽질 같은건 귀여운 투정에 불과하다는걸 깨닫게 된다. 마스크 속에 감춰진 끝도 없는 인간적 오류, 좌절감, 그 수없이 복잡한 심리를 그렇게 훌륭하게 끌어낼 수 있음은, 역시 V for Vendetta의 Alan Moore이기에 가능했을까.

참고로 TV 시리즈 Heroes의 시즌1을 본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과의 연관성을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연관성을 여기서 나열하는 것이야 말로 스포일러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는 들어가지 않겠지만, Heroes의 1시즌은 Watchmen에 대한 꽤 흥미로운 오마쥬임에 틀림이 없다. Watchmen은 1980년대에 들어 몰락해버린 히어로들의 세계를 모티프로 하고 있지만, 아이러니는 70-80년대에 끝났다고 생각했던 그들의 생명선이 2000년대에 들어서도 끊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애시당초에 배경이 일종의 평행 우주(parallel universe) 속 80년대 미국이기에 연관성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긴 하지만, 이찌되었든 알란 무어가 상상했던 그런 미래는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Heroes는 오히려 Watchmen을 조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86년 이후 모든 히어로물은 Watchmen에 대한 경의를 표하고 있다. 다만 그 미칠 것 같은 어둠과 불편한 진실을,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무리 없을 정도로 여과시킬 뿐.

이 리뷰를 작성하기까지는 꽤 오랜 망설임이 있었다. 일단 곧 개봉될 The Dark Knight(2008)Tim BurtonBatman(1989)에 대해 적을 때 상당부분 인용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편적으로 인용하고 넘어가기엔 너무 아까운 작품이라는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도 The Comedian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짚어두고 넘어가고 싶었다. The Comedian은 이름과는 다르게 전혀 개그 캐릭터가 아니다. 그렇다고 배트맨 시리즈의 The Joker처럼 섬뜩해서 안 웃긴 그런 경우도 아니고, 그냥 인생이 까칠해서 어찌 보면 안티히어로 적이기까지한 아저씨에 불과하다. 그런데 도대체 이런 캐릭터에 왜 하필 The Comedian이라는 이름을 붙였는가는, 뭐 Harlequin(할리퀸)이나 Pierrot(피에로)를 연상해보면 될 것 같다. 옆에 소개할 한 장의 페이지는 실제 Watchmen Chapter2의 끝부분 중 한 장면이다. 그것을 옮겨보면 이렇다.

Blake understood. Treated it like a joke, but he understood. He saw the cracks in society, saw the little men in masks trying to hold it together... He saw the true face of the twentieth century and choose to become a reflection, a parody of it. No one else saw the joke. That's why he was lonely. Heard joke once : Man goes to doctor, says he's depressed, says life seems harsh and cruel, says he feels all alone in a threatening world where what lies ahead is vague and uncertain. Doctor says "Treatment is simple. Great clown Pagliacci is in town tonight. Go and see him. That should pick you up." Man bursts into tears, says "But, doctor... I am Pagliacci."

블레이크(The Comedian의 본명)는 이해했다. 농담처럼 여겼지만, 그래도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이 사회의 균열을 보았고, 그것을 붙잡고 있으려 노력하는 마스크 뒤의 소인배들을 보았던 것이다. 그는 가면 벗은 20세기의 맨 얼굴을 보았고, 그것을 반영하는 패러디가 되고자 했다. 아무도 그 조크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일 뿐. 그래서 그는 그렇게 외로웠던 것이다. 한번 이런 농담을 들은 적이 있었지 : 한 남자가 의사를 찾아가서, 우울하다고 했어. 인생이 너무 힙겹고 잔인하다고. 앞이 전부 흐릿하고 불확실한 이 위험한 세상 속에 자기 혼자 남겨진 것 같다고 말야. 그러자 의사가 말하길,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오늘밤 파글리아치라는 유명한 광대가 마침 이 마을에 왔거든요. 그를 만나면 분명 기분이 좋아질겁니다."

남자는 울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의사 선생...내가 파글리아치라니까."

The Comedian.

이 단락은 작가가 그의 이름을 왜 The Comedian이라 정했는지 단적으로 확인시켜주며, 악한이자 비열한 안티히어로로 비추어지던 그의 죽음 앞에 히어로들은 왜 고개를 떨구었는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마스크 뒤에 숨어 온갖 악행, 배려심이 결여된 잔혹한 박해를 일삼던 그의 인생이란 결국, 현대 사회의 풍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미국의 자만한 외교적 행태나, 왜곡된 영웅주의에 물든 그들의 자만심에 대한 면죄부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saint)이 될 수 없음에도 그들의 흉내를 내는 히어로들의 행진 속에서, 그 본질을 꿰뚫어보고 자신이 그 불합리성의 대표가 되어 그것을 폭로한 슬픈 광대의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 그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Muzeholic 스스로가 그런 삶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사회의 부조리를 일일히 감시할 수 없고, 그것의 부당함을 일일히 주장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물론 Comedian과 같이 그 스스로가 패러디 자체가 될 수는 없지만, 그 패러디를 지적해줄 수는 있으니까.

Silk Spectre.

우리는 수도 없이 많은 위선 속에 삶을 영위해나가고 있다. 잘못된 것을 '정의'라고 굳게 믿고 있는 이들도 있고, '옳음'의 가면을 쓰고 악을 행하기도 한다. 그것을 때려잡아 완벽하게 고칠 수 있었다면 아마 우리는 여기 없었을테지. 이미 지상의 유토피아가 형성되었을 것이니까. 무너져가는 이 세상을 어떻게든 손가락 끝으로 붙잡으려 하는 자들, 그들을 우리는 히어로라 부르고 그런 우리의 뺨을 때리는 것이 바로 이 그래픽 노블 Watchmen이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심리적 어둠은 히어로들 만의 것이 아닌, 현대 사회와 현대인 한 명 한명의 모든 어둠 그 자체이다. 사람은 자신의 안에 히어로와 악당을 함께 지니고 살기 때문에 끊임없이 위선적이되고, 위악적이 되어간다. Comedian의 경우 위악에 해당하겠지만, 광대는 히어로도 악당도 아니다. 그들은 단순히 스토리텔러일 뿐. 따라서 우리는 서두의 질문이었던, "Who watches the watchmen?"이라는 질문에 어느정도 답을 내릴 수 있게 된 것 아닐까.

오늘도 사회의 안정과 시민들의 안녕을 위한다는 세계 정치의 위선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잘난 '야경꾼'님들은 누가 감시해주는가에 있다. 아무도 없다. 그게 위선인지 아닌지 조차 구분하기 힘든 현대인들은 이미, 그들이 약속하는 거짓 유토피아를 향해 팔을 벌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을 꿰뚫어볼 존재들,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그 가면을 벗겨낼 용기가 있는 자들이 21세기의 히어로가 되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실제로 요즘의 히어로물들을 보면 그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Muzeholic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아메리칸 조크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 영웅주의에 대한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반복했던 단 한마디. "우리가 히어로에 열광하는 것은 우리가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Alan Moore의 예견처럼, 세상은 이제 더이상 히어로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Watchmen 작품 속에 포스트모더니즘적 형식을 차용해 등장하는 Tales of the Black Freighter처럼 자신의 심리적 안녕을 포기하고 끊임없이 발버둥 쳐 얻은 결과가 최악의 것일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히어로들의 좌절스러운 위선이 결국 현대 사회를 멸망으로 이끌어 갈 수 있었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그들에 열광한다. 그건 어쩌면 그들의 정신적 연약함 속에서, 인간적 오류 속에서 우리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현대인들은 삶에 치이면서도 자신 안의 히어로를 키워나간다. 스스로 야경꾼이 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야경꾼들의 위선을 판단해내기 위해서. 보통의 경우 사실이라고 해서, 히어로의 역할이 야경꾼(watchmen)으로만 규정될 필요는 없다. 정치적인 견해가 어떻든, 자신의 심리적 상태가 어떻든 상관없이 이 세계에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노력하는 행위, 그 자체가 Heroism을 정의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이렇게 필자는, 사회를 패러디하는 슬픈 광대로의 발걸음을 한 발 더 딛는 셈이다.

The Newsstand.

  1. Yes24Watchmen 책 소개 [본문으로]
  2. 이는 필자의 짧은 지식과 상상력으로 이미지를 엮은 결과이고, 실제 모델로 삼은 히어로들은 전혀 다르다고 하니 궁금하다면 해당 하이퍼링크를 참조하기 바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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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배트맨 2008.07.29 20:51  Modify/Delete  Reply

    잘 읽었습니다. 모든 유명한 만화 히어로들을 제치고, 타임즈에 선정된 유일한 만화라고 하니 놀라울 뿐입니다. 저에게는 생소한 캐릭터라서요.. 포스트를 읽어보니 한층 더 영화가 궁금해지는군요. ^^*

    잭 스나이더가 연출을 맡고 있으니 잘 뽑아져 나올 거라는 기대감이 커집니다. Muzeholic님은 만화 히어로 전문가시네요. ^^ 시원한 저녁 되시고요..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7.29 21:23 신고  Modify/Delete

      어...언제 전문가가 되어버린거죠 ( --)a;; 저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 ㅎㅎ;; 그런데 최근 몇년간 히어로물이 갑자기 많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Watchmen은 사실 영화화 된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리뷰 작성하려고 이리저리 리서치하다보니 제작중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잭 스나이더!! 다만 좀 걱정이 되는 점이라면...그래픽 노블로서의 완성도가 너무 뛰어나서, 막상 영화가 그 섬뜩함을 다 표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군요. 뭐 그래도 300을 비추어보면,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한 것 같아요!

    • BlogIcon 배트맨 2008.07.30 15:15  Modify/Delete

      잭 스나이더의 경우 <300>뿐만이 아니라 <새벽의 저주>도 꽤 호평을 받으며 성공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도 큰 기대가 됩니다. 아마 잘 뽑아낼 수 있을 거예요. ^^

      Muzeholic님의 리뷰를 읽다보면 참고 자료를 정말 많이 수집하고 발췌하신 정성을 볼 수 있습니다. 읽는 사람이야 그냥 쭉 읽어 나가면 되지만, 작성하시는 분 입장에서는 이것 참 시간과 노력이 보통 요구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저는 그런 고충을 알 것 같네요. ^^;

      무엇보다 영문에 번역을 따로 달아주시는 배려도 마음에 듭니다. 저는 까막눈이라서.. 크흥~ T.T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7.30 15:25 신고  Modify/Delete

      아...2004년에 나온 새벽의 저주가 잭 스나이더 작품이었군요. (리메이크라서 무심코 지나쳤..) 원래 호러쪽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이 판타지나 히어로물을 잘 만들더라구요! (피터 잭슨 감독도 그렇고 ㅋㅋ)

      뭐...확실히 리서치를 한다고 해봐야 거의 위키피디아에서 얻는 정보들이지만요 ㅠㅠ;; 그리고 영어 관련은, 사실 예전에는 그런 쪽이 별로 신경 많이 안 쓰고 적고 그랬는데 (매트릭스 리뷰 보면 괴악한 영단어+한글로 진행한 흔적들이 낭자하게...) 어차피 한글을 기본 텍스트로 적을거라면 확실하게 한국 네티즌들에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매번 부족한 번역 실력에 통탄할 다름입니다. ㅠㅠ

    • BlogIcon 배트맨 2008.07.31 17:57  Modify/Delete

      잭 스나이더가 원래 '나이키'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CF 감독을 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비주얼도 꽤나 스타일리쉬하게 잘 뽑아내는 것 같습니다. ^^

      부족한 번역 실력이시라니요. 저처럼 영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Muzeholic님의 그런 번역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답니다. T.T

      제가 알죠. 리서치도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요.. ^_^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7.31 18:27 신고  Modify/Delete

      설마 그 전설의 나이키 광고들을 연출해낸게 스나이더씨란 말인가요!!
      (...라고 해봤자 나이키 광고가 한둘이 아니니;;)

      후 하여간 이제 다크나이트도 카운트다운 들어가야죠 ㅋㅋ
      미이라3는 이번 주말에 볼 수 있으면 보는거고, 안 되면 =ㅅ=;;
      그 전에 V for Vendetta 리뷰나 한번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2. BlogIcon McHahm 2008.08.28 13:48  Modify/Delete  Reply

    트랙백 따라서 들어왔어요. 트랙백 거신 제 글은 번역본에 대한 진짜 짧은 리뷰였는데 이렇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설명해 놓으신 글을 보니 부끄럽네요. 몇몇 부분에서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저와 비슷한 감상이셨던 것 같아요. 이 만화 Μųźёноliс님 말씀대로 너무 어둡죠. 만화이기 때문에 그게 약간 덜하게 다가올 뿐 현실이라면... 오히려 <원티드>에 등장하는 Villain들이 영웅들을 대체한 사회가 활기차다는 점에서 더 나아보일 정도죠. 여하튼 저도 지금 영화를 너무 기다리고 있습니다. 닥터 맨하탄의 모습이나 나이트아울의 비행선 등 볼거리도 많은 콘텐츠니까요. ^^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28 13:56 신고  Modify/Delete

      반갑습니다. ㅎㅎ 전 아직도 그 대사가 기억나네요. "God exists! and he's an American." 닥터 맨해튼이 처음 공개(?)됐을 때의 헤드라인이었던가요..참 저 한줄에 얼마나 많은 것이 함축되어 있는지 =ㅅ=;; 원티드는 아직 그래픽노블을 사놓고 아직 못 읽어봤는데..(다크나이트 리턴즈를 읽느라 그랬...쿨럭) 얼른 봐야겠습니다.

      제가 인용한 코미디언의 장례식 부분의 로르샤흐의 대사, 사실 어떻게보면 굉장히 극우파적인 발언일 수 있습니다만 정말 그 임팩트만은 최강이었습니다. (코끝이 시큰...해지던;;) 전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는 코미디언이 어떻게 나올지 가장 궁금합니다 ^^;;

  3. .... 2008.09.02 17:09  Modify/Delete  Reply

    저 소년이 만화책 읽는 걸 보니 저 부분도 영화화 되나보군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과연 시간적 여유가 있을지 의심이 됩니다. 모든 걸 보여줄수는 없는 노릇이고 취사 선택을 해야할텐데 걱정이 앞섭니다..
    히어로즈 시즌1을 보고 왓치멘을 봤는데 '이거 그대로 들고온거 아냐'라고 외쳤습니다. 제작자들이 오마쥬라고 해도 제 시각에서는 표절에 가까운 장치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얘네들은 이런 저작권에 민감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집니다.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9.02 17:29 신고  Modify/Delete

      네 Tales of the Black Freighter가 영화에도 등장한다고 하니, 그걸 읽고 있는 소년과 신문가판대의 장면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겠죠. 시간적 여유는...생각보다 빡빡하지 않을거라 생각됩니다. 워낙에 Watchmen이 잡상(?)이 많은 작품이었으니, 다 커트하고 메인 줄기만 따라가면 상관 없죠.

      그리고 히어로즈 시즌1은...그 정도는 제 생각에 오마쥬라고 볼 수 있을 법 한 것 같습니다. 사실상 결말이 같은 방식으로 난 것도 아니고, 진행방식도 전혀 달랐거든요. '뉴욕 시의 절반'이라는 모티프를 그대로 가져와서, 그들의 방식으로 (...정확히 말하면 헐리웃 센스로) 뒤틀어버린 것이죠. 그리고 저작권 시비가 있었다는 말은 없으니, 아마 원작자 Alan Moore와 합의를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4. 지나가다 2008.10.09 22:06  Modify/Delete  Reply

    지나가다가 최근에 읽은 watchman이라 덧글적어봅니다. 저는 사실 읽다가 너무 우울해져서 1,2권 한꺼번에 샀지만 아직 1권 반도 못읽었습니다. -_-;; 요즘은 주변 상황도 우울한데 더 우울해지기 싫달까. 하지만 정말 명작이긴 명작이더군요. 너무 우울해져서 덮기전 까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10.09 22:23 신고  Modify/Delete

      네 =ㅅ=;; 진짜 막 우울해지고 울컥합니다. 이정도의 텍스트면 분명 1923년 이후 영어소설 Best 100에 포함되어도 손색이 없는 것이 확실하죠. 뒤로 가면 갈수록 더 우울해지실텐데 ( --);;

  5. Mannheimerin 2008.11.02 06:21  Modify/Delete  Reply

    무지하게 뒷북으로 댓글을 답니다. 저도 와치맨 팬입니다. 전 예전에 학교 수업에서 읽었던 책이기에~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봤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영어권 나라도 아닌데도 말이죵) 여기에는 캐릭터 중심으로 쓰셨네요. 맨 나중 결말이 저에게도 워낙 충격적이어서 캐릭터 중심으로만 글을 쓰시는게 독자들을 위해 더 좋을 것 같네요~ 한 마디만 언급하자면 저도 쌍둥이 빌딩 테러 사건을 보고 와치맨을 떠올렸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물론, 전 그 사건 뒤의 책임자들이 인류을 위해 그런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게 아니라, 전략상으로 비슷하다 이거죠.)

    제가 그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건, 80년대에 인간이 초래할 수 있는 종말의 가능성이 굉장히 현실적이었다는 거죠. 맨 앞에 알랜 무어가 쓴 소개에 영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 가겠다, 뭐 그런 글귀가 있었던 게 기억납니다. 그리고 와치맨에는 정말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가득하잖아요? 글 쓰신 것처럼, 코메디언 만큼이나 재미있는 캐릭터는 자주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에서의 코메디언, 수퍼 히어로로서의 코메디언에게도 슬픈 광대를 보시나요? 제가 오래 전에 읽어서 잘못 기억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전 냉혈한을 초월한 인간이었다고 기억하거든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저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결말이었습니다. Tales of the black freighter와 오버랩 되는.. V for vendetta나 From Hell에서 처럼, 알랜 무어 만화에서 중얼중얼 대는 독백 부분들이 만화의 가장 백미인 거 같아요.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11.02 13:25 신고  Modify/Delete

      안녕하세요. '결말'부분을 일부러 배제한 것은, 당연히 스포일러라는 것을 염두해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한 코미디언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담론이 그 결말을 언급하지 않아도 충분히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죠. 9.11 테러...를 물론 떠올릴 여지는 충분히 있을 것 같습니다만, 말씀하신대로 그 양상이라든가 실제 내용은 전혀 다르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그 둘의 공통점은 오로지 '사람이 죽어나갔다'는 것 이외에는 없거든요. 물론 배경이 뉴욕이라는 것 정도도 있겠습니다만.)

      확실히 80년대 냉전이 종점으로 치닫기 일보 직전, 공동 멸살에의 공포감은 가히 극에 다다랐을 것입니다. Watchmen이든, The Dark Knight Returns든 그 당시 발매된 대부분의 히어로물에 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든 소재로 쓰이고 있었거든요. 그런 시대상황에서 코미디언은 마치 캡틴 아메리카의 의상을 본딴 듯한 성조기를 연상시키는 코스튬에, 테러리스트나 강도들이 쓸법한 마스크를 쓰고 총을 난사하는 위악적 히어로로 그려지죠. (엄격히 말하자면 코미디언은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그냥 '히어로'입니다.) 이런 그의 모습은 20세기 끔찍한 전쟁을 2번이나 겪고도 냉전의 피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극도로 무신경하고 마초적인 미국 그 자체의 모습, 혹은 20세기의 세계 전반을 패러디한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그런 인물이 존재했다면 그것은 용인될 수 없었겠죠. 그건 KKK에 네오나치 등 모든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모습을 합쳐놓은 것과 비슷할테니까요. 하지만 이 극히 상징적인 작품의 한 캐릭터로써 본다면, 그것은 분명 '슬픈 광대'라고 칭할 수 있는 인물일 겁니다. (실제 현실에서 다크나이트의 조커처럼 이리저리 미친짓을 하고 돌아다니면 우린 그냥 미친놈이라고 부르겠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Alan Moore는 참 스토리텔러로써 멋진 기량을 가진 사람입니다. Batman : The Killing Joke도 언제 한번 읽어보고 싶었습니다만, 아직 기회가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