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ke Air Max Tailwind 2008.

Matrix Ltd. 2008. 4. 17. 22:57

사실 Μųźёноliс은 소위 '브랜드'있는 의류에 취미가 없습니다. 그냥 편하고, 없어 보이지만 않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걸이가 안습이라 없어보이게 되긴 하지만서도) 모든지 OK라는거죠. (따져보면 소위 유명 메이커들이 없는건 아니지만 의식하고 산 놈들은 아닌듯.)

하지만 대학 입학 즈음부터 신발에 대해서만은 그런 생각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모델명은 기억나지 않지만 2003년 초, 흰색과 은빛 계열의 에어맥스를 하나 샀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이지 그놈이 아니었다면 2004년 여름의 Pax Europa는 있을 수 없었겠지요. (물론 남부 지방에서는 거의 샌들 차림으로 다녔던 것 같지만.) 여하튼 그렇게 수없이 긴 거리를 나와 함께 걸어주었던 나의 첫 에어맥스는 스위스 융프라우요흐에서 터져(?)버리고 맙니다. (...이 육중한 무게로 1년 반 가까이 신었던데다 그렇게 싸돌아다니니 안 터지고 배김;;) 그렇게 유럽에서 돌아오고 근 1년 간은 구두를 신고 다니다가, 2005년 여름 일본에 가게 되죠. 시기도 7월 초였고 완벽한 우기라는 일기예보에 발가락 샌들 하나만 달랑 들고 갔었는데, 이놈으로 도쿄의 아스팔트바닥을 밟고 돌아다니려니 발바닥이 남아나질 않더군요. 결국 도쿄 일정의 2일 째 밤, 절망적인 심정으로 아키바 어딘가에서 봤던 ABC Mart를 찾아 돌아다녀봤지만 이상하게도 찾질 못했습니다. (왜 하필 아키바로 갔는가 하면, 묵었던 호텔이 아키하바라 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져 있는 아사쿠사바시 근처였기 때문이죠. ...하여간 후에 도쿄에 다시 갔다온 친구놈의 말에 따르면, 바로 한 골목만 더 들어가면 있었다고 합니다. 이!@#^@$%끼!!) 그렇게 울먹이며 하루밤을 자고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신주쿠 어딘가 골목에 있던 신발점에 들어가서 바로 얼마 전까지 신었던 블랙계열 덩크를 업어오게 된 것이죠. 하지만 역시 세월의 힘을 막을 수는 없는지라 =ㅅ=;; 2년 반 남짓 함께 했던 그놈도 보내고 새로 맞이한 것이 바로 Nike Air Max Tailwind 2008라는 이야기였습니다.

Nike Air Max Tailwind 2008

이렇게 수년간 굳이 나이키라는 메이커를 고집한 이유는 (그리고 일본 신주쿠까지 가서도 나이키를 사 들고 나온 이유는) 바로 기능성에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운동화는 소위 군대에서 '활동화'라고 칭하듯, 일상적으로 항상 신고 다니게 되는 신발이 된지 오래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발이 편해야 하고 (이건 애시당초에 운동화가 구두 위주의 메인스트림을 때려잡을 수 있었던 이유기도 하지만) 최대한 무겁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수년 전부터 컨버스에서 히트시킨 얇은 스니커즈류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호가 나이키쪽으로 기우는건 전적으로 변태적인 Μųźёноliс의 취향 덕일지도 모르겠군요. 그럼 이 새로운 에어맥스 테일윈드 2008년형은 어떨까요? 신고 다닌지 한 2~3주 된 걸로 기억하는데, 일단 보이는 것과 다르게 엄청 가볍습니다. 예전에 신던 덩크도 꽤 가벼운 편이었는데, 이놈은 에어튜브를 저렇게 박고도 2년 동안 신어 해질 대로 해어진 놈이랑 별 무게차이가 없다는건 놀랍습니다. 그리고 근 몇년간의 에어맥스 디자인들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통풍성 역시 훌륭해서 여름에 신고 다니기도 무리가 없을 듯 합니다. (...하지만 비오는 날 신고 나가면 X됩니다.) 테일윈드가 그다지 인기는 없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Runner용으로 디자인된 라인이라고 하니 발에 가는 부담이 적고 그립감이 좋은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겠죠. ...그리고 에어맥스 시리즈의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지만, 에어튜브 덕에 살짝 키높이 효과도 있습니다. (...예전 신던 놈은 그런거 없었는데...칫) 가격은 아마 정가가 $100이라고 적혀있었던 것 같은데, 뭐 이런 저런 (?) 이유로 상당히 마음에 드는 놈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