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E (2008) : 불편하지 않은 디스토피아의 진실.

MuzeWeek/Culture 2008.08.10 23:26

오랜만에 어둡지 않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정신세계가 그쪽이랑 싱크로율 99%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리뷰 자체는 훈훈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미리 주의.) 다크나이트를 보고 형언할 수 없는 우울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다면, 당신의 유일한 탈출구는 WALL·E (2008) 뿐이다. 참고로 다크나이크를 관람하기 전에 계획했던 the joker 캐릭터 비교와 비슷하게,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에 등장하는 우울증 로봇 마빈(Marvin the Paranoid Android)와 우리의 월·E를 비교하겠다던 야망은 여지없이 한 여름 밤의 꿈[각주:1]으로 끝나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적어내려가겠지만, 아마 영화 그 자체만큼이나 유쾌한 글은 되지 않을 것 같다.

바퀴벌레 펫은 구하기도 힘들다던데..


WALL·E (2008)는 확실히 유쾌하다. 개그도 물론 아메리칸 센스지만 훌륭했다. SF 코메디라는 장르적 측면에서 보면 더할나위 없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백그라운드에 숨어있는 담론은 꽤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토대로 하고 있기에 마음이 편하지 만은 않다. 따라서 본 리뷰에서는 WALL·E가 귀엽네 개그가 일품이네 하는 뻔한 소리들보다, 이런 설정(setting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분명 이 영화는 이러한 설정들을 무겁지 않게, 어떻게 보면 무신경해보일 정도로 가볍게 다루어서 관객들은 마음 편하게 영화관을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크게 2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물론 robotic romance(로봇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고, 두번째는 바로 디스토피아/유토피아 설정에 대한 것이다.

...이거 사실 납치 아님;?

WALL·E라는 지구 쓰레기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로봇이, 식물 탐색을 위해 파견된 신형 로봇 EVE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가 아는 사랑의 정의란 결국,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을 녹음한 것 뿐. 기술적으로 설명하자면 그는 사랑을 알 수 없다. 사실 로봇이 사랑이라는 감정, 아니 애시당초에 감정 자체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는 SF세계에 끊임없이 있어왔던 논쟁거리이다. 그리고 SF의 장점은, 그 누가 뭐라고 하든 자기 작품관 안에 전제해버리면 그 자체가 진리가 되어버린다는 것일테지. (뭐 그래봤자 보통 대세는, 감정에 대한 지식을 '프로그래밍'해 주입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그것을 인간과 동일한 메카니즘으로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정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분명, 로봇이 적어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느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기계가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설정은, 곧 전통적인 의미의 생명체의 정의를 부정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이 영화에서 WALL·E와 EVE는 하나의 생명체로 간주되고 있다는 말이다.

무서운 EVE.

생(life, living)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이 자체만으로도 거의 모든 분야의 학문(철학, 인문학, 물리학, 생태학 등등)에 있어서 논쟁이 가능한 질문이지만, 우리는 간단하게 생각해보자. '살아있음'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단지 숨을 쉬면 되는걸까? 아니면 자기보호본능? 보통은 자기보호본능이 있는 모든 유기체를 생명체로 정의한다. 하지만 필자가 The Matrix Trilogy 리뷰에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생명체를 정의하려면 마음(mind)의 존재여부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마음(mind)이란 '자신이 자신일 수 있는 어떠한 내적인 것의 총체 및 자유의지'를 의미한다. 이 내적인 자유의지가 없는 유기체에게 사랑(love)이라는 개념은 이해불가능한 것 아닌가. 인간 중 몇몇도 사랑을 할 수 없는 감정의 사막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데, 기계가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설정은 꽤 혁명적(신선하지는 않지만)인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영화 WALL·E (2008)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개그, 감동 중 99%는 이 요소에서 발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이 작은 로봇들이 삶(Life)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개인적인 희망이라면, 이것이 과학기술적으로 혹은 인문학적으로 어떠한 논쟁으로 이어지기 전에, '함께 있고 싶은 이와 함께 별을 보는 훈훈함'으로 끝났으면 한다. (히치하이커와 다르게 이 영화는 헐리웃 센스가 듬뿍 묻어있기에 그럴 염려도 없지만 말이다.)

웃음은 감정의 얼굴이라고 했던가..

WALL·E (2008)는 생각보다 꽤 무서운 디스토피아(dystopia)관에 기반하고 있다. 그런데 살짝 귀여운 반전이 있다면, 쓰레기로 가득찬 미래의 지구는 디스토피아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고? 그럼 반문해보자. 700년 이상을 어느 거대 유통회사에 의해 만들어진 우주선 안에서 집단적 히키코모리처럼 살아가는 그 세상이 유토피아(utopia)인가. 겉으로 보기에 그럴지 모르지. 괜찮잖아? 모든 일은 로봇이 대신 해주고, 날아다니는 소파에 앉아 평생을 걱정 없이 사는 것. (...700년 동안 무슨 수로 에너지와 식량을 자가수급했는지에 대해서는 따지지 않겠다.) 그것이 인류가 바라던 진정한 미래 아니던가? 한 문장으로 말하면, 'sitting on our collective asses'다.[각주:2] 하지만 이게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것, 우리 자신은 너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디스토피아에 가깝다. 더이상 인류가 진보하지 않는 것, 더이상 그들의 지식이 넓어지지 않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없는 것, 이것보다 디스토피아를 더 잘 설명할 수 있는 요소가 있을까? 이미 그들은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그에 대비되어 월·E와 EVE의 행위가 더욱 유기적 생명성을 얻게 된다.

잠깐만. 우주선이 디스토피아라면, 폭삭 망해버린 우리의 지구는 유토피아가 되버리는걸까? 놀랍게도 그렇다. 인류의 거대자본과 무차별적 소비문화가 남긴 쓰레기 그 자체가 되어버린 지구는 디스토피아가 아닐 뿐 더러, 오히려 유토피아에의 희망을 간직한 곳이었다. 그리고 말할 필요도 없이 그 매개이자 상징은, '부츠 속에 담겨 이리저리 치이던 어느 식물의 새싹'이 되겠다. 관객들은, "어쩌면 선장이 저 식물을 일부러 없앨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을지 모른다. 그 본질이야 어쨌든 평생을 놀고 먹던 그들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구라는 아수라장(hellhole)으로 돌진하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 아닐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인류가 미래를 살아갈 유일한 방법은, 그 쓰레기장으로의 귀환 뿐이라는 것을. 이는 사실 꽤 상징적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끊임없이 인류의 유산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발전해간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발을 디딜 수 있는 것은, 선조들의 잡동사니를 밟고 올라설 수 있었기 때문 아닌가. 그것은 분명 오류로 가득찬 것일 수도 있고, 부끄러운 역사일 수도, 아니면 단순히 우리에게 필요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과거의 유령을 대면해야 하는 것이다.

선장님 옷걸이 좀 짱인듯.

혹자는 이 영화가 환경 문제에 대한 의식이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지구로 돌아온 인류가 식물을 재배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능"식의 결말을 냈다고 말이다. 물론 영화 전반의 분위기에 맞게, 가볍고 쾌활한 헐리웃 센스로 넘겨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표면적 디스토피아의 함정에서 벗어나 바라본다면, 그것은 꽤나 훌륭한 선택이었다. (물론, 훈훈함도 잊지 않았고.) Buy 'n Large(BnL)로 대표되는 미국식 라이프스타일의 전형에 의해 운영되는 인류의 미래. 지구 전체를 자신들 부끄러움의 찌꺼기로 뒤덮고 우주로 도망간 아메리칸 드림. 그렇게 도망가서조차 정신 못차리고 놀고 먹는 'sitting-on-my-assism'. 이 모든 것이 WALL·E의 앙증맞음 뒤에 숨어 있는 이 영화의 메세지다. 어떤가, 이 작은 로봇이 인류보다 더 인간적이지 않은가? 이 유쾌한 작은 생명체들의 모험기 속에 그려진 우리의 삶은 어떠했을까. 내가 웃은 그 웃음은 개그에의 동조가 아닌, 자조였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디스토피아를 원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것이 유토피아라는 설탕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알아도 모른척 다가가는 것인가.

하지만 오늘만은 신경쓰지 않을란다. 이 유쾌한 영화를 보면서까지 그런 우울한 생각은 하기 싫다. 나도 오늘만큼은 월·E처럼, 소중한 누군가와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는 그 소박한 삶을 꿈꾸고 싶다.
When you open your eyes, when you gaze at the sky..
When you look to the stars as they shut down the night..
You know this story ain't over.

당신이 눈을 뜰 때, 당신이 하늘을 올려다 볼 때,
밤의 문이 닫히면서 별을 올려다 볼 때..
당신은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테죠.

Avantasia - The Story Ain't Over.

  1. 전문용어로는 '아시발쿰'이라고 함. 당신의 교양을 위해. [본문으로]
  2. ...이건 참 내가 써놓고도 한글로 해석하기 어렵다. 재미없게 해석하면, '평생 놀고 먹는 것'정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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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BH_JANG 2008.08.11 01:36 신고  Modify/Delete  Reply

    저도 유토피아/디스토피아 부분과 관련해서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글을 읽고나니 생각이 더 잘 정리가 되는 기분이네요ㅋ 미래를 배경으로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 그게 제일 가슴에 와닿지 않았나 싶어요.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1 09:14 신고  Modify/Delete

      네 뭐...확실히 미쿡인들 특유의 개그센스 덕에 가볍게 넘어가서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여러모로 생각해볼 것이 많더군요. 사실 유토피아/디스토피아 부분은 뻔히 보이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루지 않을 수 없는 꽤 중요한 포인트니까요.

      방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2. BlogIcon bada 2008.08.11 08:21  Modify/Delete  Reply

    아시발쿰..ㅋㅋ 한편의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하든...역시 보고나서 행복해지는 영화가 좋아요... 월E는 그런 보고 나면 행복해지는 영화중 하나 였습니다.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1 09:16 신고  Modify/Delete

      ....언젠가 지인에게, "그...조낸 병진스러운 놈이 순식간에 간지가이가 되는걸 전문용어로 뭐라고 함?"이라고 물어봤더니, "아시발쿰"이라고 대답해주던. ( --);;

      네, 정말 훈훈함의 극치를 달리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난 EVE가 너무 좋아요 ㅋㅋ

  3. BlogIcon 미미씨 2008.08.11 12:49 신고  Modify/Delete  Reply

    월E가 이브의 손을 잡고 싶어서 밍기적 거리는 그 부분..너무 좋았어요. 진짜로 스크린으로 뛰어들어 확 안아주고 싶을정도로요. 아, 어쩜 그런걸 표현할 생각을 하다니...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1 13:40 신고  Modify/Delete

      ㅎㅎㅎ 맞아요. 그 애틋함이랄까;; 나중에 벤치에서 손 잡을 때, EVE 손이 확 들어가는 바람에 껴서 빼려고 바둥거리는 장면에서도, 웃는게 미안해질 정도더라구요.

  4. BlogIcon 오십미터 2008.08.11 13:20 신고  Modify/Delete  Reply

    월E에 대해서 이렇게 명확하게(?) 생각을 정리해주시니, 월E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네요~
    이 영화는 볼 때보다, 보고난 후에 여운이 더 길게 남는 것 같습니다.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1 13:41 신고  Modify/Delete

      참...이런게 진정한 '가족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생각해볼 여지가 있고, 아이들은 그냥 그대로 즐겁고, 그 누가 보더라도 줄어들지 않는 훈훈함도 있고 말이죠 ^^:

  5. BlogIcon Dingaboy 2008.08.11 20:17  Modify/Delete  Reply

    하지만.. 주인장님께서 생각하신 그런점이 오히려 월E를 더 훌륭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이 아닐까 해요.
    가벼운.. 가족영화 사랑영화 애니메이션 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보고 나면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하죠.
    저도 참.. 내용은 가볍게 풀어냈는데 안에 담겨진 메세지는 섬뜩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런걸 다 떠나서 재밌게.. 감동적이게 해주니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1 20:29 신고  Modify/Delete

      암요. 아무런 메세지 없이 랄랄라 하는 것은, 픽사의 작품 앞에 항상 따라 오는 단편 애니메이션보다도 못한 것이니가요. 그리고 SF코메디라는 장르 자체의 힘이, 자칫하면 겉잡을 수 없는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주제들을 가지고, "뭐 별거 있겠어?"하는 식의 만담을 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장르는 과학, SF뿐만이 아닌 철학, 인문학에 대한 패러디이기도 한 것이죠. 그리고 그 패러디는 단순한 개그로 끝나는 것이 아닌, 항상 인류 진보의 근본에 대한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 필요없고 귀엽...( --)

  6. BlogIcon 산다는건 2008.08.11 21:50 신고  Modify/Delete  Reply

    저도 개인적으로 밝고 귀여움 뒤에 있는 디스토피아적인 설정이 마음에 들더군요. 파피용의 설정하고도 좀 비슷하고 말이죠.

  7. BlogIcon 두아쓰 2008.08.12 00:48  Modify/Delete  Reply

    트랙백 보내주셔서 트랙백 타고 왔습니다~
    월E의 스탭롤에서는 정말 눈물날 정도로 감동이었습니다.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2 09:48 신고  Modify/Delete

      스탭롤에 특별한 것이 나오던가요? 그...저는 투박한 그래픽으로 80년대 비디오 게임처럼 월E와 EVE가 왔다갔다하는 것 까지 본 기억은 나는데 말이죠 ^^;; 워낙에 한국 극장이 크레딧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서요 ㅠㅠ

  8. BlogIcon 두아쓰 2008.08.12 10:43  Modify/Delete  Reply

    스탭롤 올라가며 흘러나오는 음악도 좋았고요(Peter Gabriel의 Down to earth)..거기에 맞춰서 인류와 로봇이 다시 지구를 가꾸는 장면들(어떤 화가의 화풍을 흉내냈다고 하는데, 까먹었습니다--;;;;;;)이랑 잘 어우러지더군요;;;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2 10:56 신고  Modify/Delete

      아하 그 음악이 피터 가브리엘이었군요. 맞아요 그 후의 이야기들 일러스트처럼 나오는 장면도 훈훈했죠. 월E랑 EVE도 나왔었죠? ^^;;

  9. BlogIcon openscore 2008.08.12 13:07 신고  Modify/Delete  Reply

    다크나이트의 트랙백을 타고 왔다가 월E에 대한 글도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전 두 영화를 하루만에 모두 봤답니다. 오전에 다크나이트로 지친 뇌를 월E로 치유하고 돌아왔지요.
    다크나이트에서 칼날 위에 선 것 같이 긴장하고 놀란 시민들을 바라보다, 월E의 맥빠질 정도로 천진하고 낙천적인 인물들을 보니 그것도 즐겁더군요^^

    어떻게 보면, 액시엄의 인류들은 진정한 고난이란 것을 맛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천진하게 지구로 돌아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아메리카대륙에 대책없이 이주했던 이주민들의 고난을 떠올린 저는 매우 메마른 사람인가 봐요 ^^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2 13:22 신고  Modify/Delete

      네 정말이지 두 영화가 같은 시기에 개봉한 것은 다행입니다. (단, 월E를 먼저 보고 다크나이트를 보면 조금 무서울지도;;) 저도 다크나이트로 인해 급흑화되어가다 월E덕에 소생했습니다. openscore님은 한꺼번에 보셨다니 마치 핫 퍼지 먹는 기분이셨겠어요. 차가운 아이스크림 위에 뜨거운 초코렛 퍼지가 퍼지는 그 느낌! (항가항가)

      확실히 월E에 등장하는 인류나 로봇들이나, 참 극도로 낙천적이라는 생각이 들긴 해요. 인생의 쓴맛을 못봐서 개념없이 돌아갈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게 또 SF코메디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이 장엄한 우주 속에서 존재에의 갈등에 박해받지 않고, 유유자적 만담을 즐기는 그 느긋함! 또 뭐, 우주선 안에서 700년 동안이나 자급자족하며 사는 것이 가능했다면 돌아와서도 딱히 문명을 재건설하는데 힘들지 않았을테죠. (...그 문명의 주체가 BnL이 된다면 쵸큼 무섭겠지만.)

  10. BlogIcon 신어지 2008.08.12 13:26 신고  Modify/Delete  Reply

    <다크 나이트>의 다크한 후유증이 좀 있었다에 동감하는 1인입니다. ㅎㅎ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2 13:33 신고  Modify/Delete

      후후후...아 정말 꽤 오래 가더라구요. 사실 3번쯤 보니까 적응이 되서 그런지 좀 나아지긴 하던데, 첫번째 보고 나와서는 뭐 하루종일 아무것도 할 수가 없던;;

  11. BlogIcon 나무피리 2008.08.12 14:42  Modify/Delete  Reply

    트랙백해주셔서 놀러왔어요. 정성들인 감상글을 읽으니 다시금 보고 싶어져요. 세 번은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게다가 시작전 단편도 엔딩크레딧도 잘라먹은 극장 때문에 속상하기도 했고요.

    월이가 이브의 손을 잡고 싶어하는 모습, 정말 찡했어요.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2 14:56 신고  Modify/Delete

      와...픽사 애니메이션들은 그 앞에 붙어 나오는 단편 만화들이 사실 묘미인데 말입니다. (그걸 자르다니 도대체 개념이!) 그래도 제가 본 극장은 인트로, 엔딩 크레딧 전부 잘 틀어주더군요 ^^;; 항상 영화 끝나자마자 자기네가 왕인듯 당당하게 웅성거리며 나가는 사람들이야 있지만, 후...이젠 뭐 포기하기도 했구요.

      전 월E는 나중에 DVD나 블루레이로 꼭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나중에 자식 낳으면 보여줄지도...쿨럭 ( --)

  12. BlogIcon 아쉬타카 2008.08.13 14:00  Modify/Delete  Reply

    정말 우주 최고의 러브 스토리 였어요 ㅠㅠ

  13. BlogIcon kkommy 2008.08.13 20:00  Modify/Delete  Reply

    유쾌하고 즐거운 이야기 뒤에 꽤 생각할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였어요.. ^^
    깔끔하게 정리를 잘하셨네요~ +_+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3 20:41 신고  Modify/Delete

      그러게요 ^^; 참 유쾌하고 감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4. BlogIcon 까스뗄로 2008.08.14 09:08 신고  Modify/Delete  Reply

    다크 나이트 본 후라 그런지... 위로받는 느낌까지 들더군요. 안일하고 낙천적인 세계관은 별로 신경쓰이지 않을 만큼 귀여운 영화였어요. 하물며 엔드 크레딧까지 귀엽던데요. 지구의 재건 과정을 회화 변천사에 실어줄 줄은 몰랐거든요. 고흐며 르느와르며 쇠라 화풍이 펼쳐지는 통에 끝까지 감동해버렸어요.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4 09:27 신고  Modify/Delete

      아...화풍을 차용한 일러스트였군요. 그것까진 몰랐네요 ^^;; 정말 다크나이트와 세트로 보면 그 효과가 훨씬 큰 것 같아요. 다크나이트가 철저하게 리얼리즘에 초점을 맞췄다면 월E는 시작부터 설정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니..뭐 디스토피아니 뭐니 해도 사실 다크나이트처럼 막 와닿지는 않았으니까요.

  15. BlogIcon bada 2008.08.15 10:39  Modify/Delete  Reply

    두번째 감상은...아가씨랑 같이 가서 봐야 할텐데...거참 어렵네요...ㅡ,ㅡa;;
    혼자서 두번 보는건 좀..ㅡ,ㅡa;;

    글구 마지막으로 한번만더 트랙백 부탁드림다..왜 안되는지 결판을...쿨럭~...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5 13:36 신고  Modify/Delete

      아가씨랑!!! 그러게요 그러면 보기 딱 좋을텐데 ( --);;
      저는 한번으로 끝냈지만요. 음..그리고 트랙백은 여전히 안 가는군요 ㅠㅠ

  16. BlogIcon 배트맨 2008.08.15 20:08  Modify/Delete  Reply

    픽사를 좋아하지만 그들의 작품들이 항상 만족스럽지는 않았는데 <월-E>는 정말 100점 만점을 주고 싶더군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봤습니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겹치는 부분이 있더군요.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흐름에서 인류 문명의 발달과 흡사하게 간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원시 시대부터 시작하는.. 우주선이라는 최첨단 문명을 갖고 있는 그들이였지만..

    환경파괴, 사랑 등 메시지도 참 좋았고요. 픽사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작품 정말 대단했습니다. ^^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5 21:03 신고  Modify/Delete

      오...전 니모를 찾아서나, 인크레더블이나 다 재미있게 봐서요~ (토이스토리야 말할것도 없;; ^^) 그런데 확실히 이번 월E는 정통으로 승부를 해서 낸 대박인 것 같긴 합니다. 룩소 주니어(그..픽사 로고 PIXAR에서 I자 맨날 밟고 지가 그 자리에 서는 전등 놈)식의 감성을 21세기로 끌여올렸다고 해야 할까요.

    • BlogIcon 배트맨 2008.08.16 05:46  Modify/Delete

      저도 <니모를 찾아서>와 <인크레더블>은 무척 재미있게 봤습니다. <토이스토리>는 픽사를 주목하게 된 첫 작품이였던 것 같네요. ^^

      이런 픽사를 주무르는 스티브 잡스 부럽습니다. 월-E의 수집품에 아이팟 나오는데 작은 웃음이..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16 13:15 신고  Modify/Delete

      ㅋㅋㅋㅋ 그러게요 아이팟에 확대기 가져다 대는 장면에서 다들 웃었죠. 후...그나저나 아이폰이 곧 나온다는 설이 무성한데, 얼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작년부터 아이폰 나오면 바꾸려고 핸드폰이랑 아이팟 나노랑 계속 오래된 놈으로 버티고 있는데 ㅠㅠ

  17. BlogIcon 하루 :) 2008.08.21 21:20 신고  Modify/Delete  Reply

    잘 읽었습니다 ^^
    그런 디스토피아적인 설정마저도 귀여운 로봇들과 아장아장 걷는 인간들을 보다보면 웃어 넘겨버리기 일쑤인 깜찍함이 <월-E>의 즐거움이죠 ^^ 가볍게 볼 수도 있는 영화지만 메세지는 격하지 않은 수준으로 버무려 놓는 픽사는 보면 볼수록 놀랍네요 ^^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21 21:41 신고  Modify/Delete

      원래 그것이 SF코메디의 묘미지요. 픽사는 원래 그런 '무인물'을 이용한 개그에 능했는데, 그것이 아주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 같습니다. 역시,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니까요 ㅎㅎ;; 부족한 글 잘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8. BlogIcon 쿠탄 2008.08.22 21:30 신고  Modify/Delete  Reply

    전 자꾸, 지구로 돌아온 인류가 걱정되더군요.
    그 모래폭풍은 대체 뭘로 막을 건지.;;;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8.22 21:47 신고  Modify/Delete

      워...블로그 아이콘 좀 짱이신듯...ㅋㅋㅋ;;
      뭐 여러가지 방법이야 있겠죠 아마. 모래돌풍은 기본적으로 식물이 없는 사막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니까..식물을 키우고 날려먹고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겠죠. (그 와중에 애들도 몇명 날아가겠고 =ㅅ=;;;) 뭐..이미 우주선에서 700년 동안 자급자족할 정도의 과학기술력이 있는 상황이라면 보호막 쯤은 세울수 있지 않을까요 ^^;;

  19. BlogIcon 명푸 2008.09.12 09:45 신고  Modify/Delete  Reply

    이쒸..ㅠㅠ 뮤즈홀릭님께서 또 한번 저를 감동시키시네요..
    마지막 부분은 좀 간지인듯? ㅋㅋ
    역쉬 리뷰의 천재이심돠~ ㅋㅋ
    오늘도 리뷰 잘 읽고 갑니다 (:

    • BlogIcon Μųźёноliс 2008.09.12 09:51 신고  Modify/Delete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
      간지...인가요 ㅎㅎ;; 너무 우울한 이야기들만 늘어놓는 것 같아 급 마무리한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사실 이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쓸 당시는 다크나이트 덕에 마음이 흑화=ㅅ=되어 있었는데..확실히 정화가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들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