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ted (2008) : What have you done lately?
MuzeWeek/Culture
2008. 7. 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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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ted(2008)를 히어로물로 봐야할지는 조금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분명 그 형태를 따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영화 스파이더맨(2002)과 아주 닮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또 쿵푸 팬더(2008)와도 흡사합니다. (개그의 방식이나 구조 등등.) 이런 작품들의 공통점이 무엇이냐구요? 하찮은 소시민이 어떤 계기를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맞이하는 과정 정도로 풀어서 쓸 수 있겠습니다. 그 매개체가 무엇인가는,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인가는 당연히 각양각색이지만 보통은 운명 혹은 절친한 이의 죽음 등이 됩니다. 사실 이런 형태의 성장의 서사를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보편적인 플레이타임(1~2시간)내에 플롯을 전개하기 적합한 형태인 까닭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성에서 기인하겠죠. 하찮은 소시민들로 가득찬 관객석은 당연히 감정이입이 이루어지고,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측은지심을 이끌어낼 수는 있습니다. 다음은 주인공 Wesley Gibson(James McAvoy분)이 퇴근 후 돈을 인출하려고 하는 장면에서 ATM기기 화면에 뜨는 문구 중 일부분입니다. (정작 한글로는 어떻게 자막을 달아놓았는지 놓쳤는데, 그대로 번역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You’re broke.
Your best friend is fucking your girlfriend.
And you’re too big a pussy to do anything about it.
ACCEPT ? -->
(니 계좌에 돈 없어 임마.
절친한 친구라는 놈은 니 여자친구랑 붙어먹고 있지.
근데 넌 뼛속부터 겁쟁이라 뭘 어찌 하지도 못해.
내말 맞지 ? --> )
ATM기에 이런 문구가 떴다는 것에 놀라기 보다는, 그걸 읽고 ACCEPT 버튼을 누르는 우리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 난 그래도 저 정도 병신은 아니지.' 아니면 '아놔 지못미 ㅠㅠ', 혹은 그냥 '낄낄 병신' 정도일까요. 또한 관객들 역시 이제껏 학습된 바가 있기 때문에 이 하찮은 주인공이 어떤 방식으로든 환골탈태를 할 것이라는 예측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밑도 끝도 없이 우울한 이 상황에서 개그를 칠 수가 있었던 것이죠. (만약 영화가 저 장면에서 끝나버렸다면 엄청 무안하지 않았을까요? 일단 환불소동은 열외하고라도.) 이런 성장의 서사의 서두에 서서, 그 불안한 모습을 목격하면서도 안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본다면 그것은 일종의 '믿음'이라고 봐도 될 것입니다. 나와 같으면서도 다른 저 하찮은 이의 미래에 대한 믿음, 이것이 바로 헐리우드식 성장 영화의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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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안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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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Muzeholic은 이 영화를 감상하며 '이 영화의 장르는 펑크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트릭스가 메탈이었다면, 원티드는 펑크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반지의 제왕은 심포닉 메탈이냐? =ㅅ=;;) 메탈이 잘 계산된 비트와 멜로디에 바탕해 그 에너지를 분출하는 방식이라면, 펑크는 법칙 자체에 반기를 들며 약간은 미완성인듯 보이지만 그 잠재력만으로 돌진하는 형태랄까요. 매트릭스는 화려하고 깔끔한 액션, 정교하게 짜여진 스토리라인과 코드에 기반해 있었다면 원티드는 지저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칠고 빠른 액션, 가벼운 스토리텔링으로 진행하면서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주었습니다. 현 세기 초의 불안한 세계를 살아가는 젊은 이들의 에너지와 애환, 유머를 그대로 담아낸 것입니다. 사회 구조에 짓눌려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는 자기 자신에게도 주도권을 행사할 수 없는 그들의 판타지를 gunner's high와 결합시켜 분출한 것이죠. 세상은 지금도 미쳐 돌아가고 있는데, 선택권은 두 가지 뿐이라고 원티드(2008)는 말합니다.
너 스스로가 주도권을 잡을텐가?
아니면 그냥 그렇게 묻혀버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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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h, he's the man.
p.s : 여담이지만, 공식 포스터에서 왜 안젤리나 졸리가 주인공인 제임스 맥어보이보다 큰 부분을 차지하고 나왔는가는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습니다. 한 단어면 충분합니다. DECOY.
- Wikipedia의 Wanted (film) 항목 하위 Production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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