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뒤의 진실 : Laughing Man's Curse.

MuzeWeek/Editorial 2007. 12. 20. 15:11

"I thought what I'd do was, I'd pretend to be one of those deaf-mutes."
"나는 눈을 감고, 귀를 막아 벙어리가 되려 하였다."[각주:1]



2007년 12월 20일자 Post Script :
나는 귀를 막고 눈을 감아 벙어리가 되려 하였다.
다시 한번, 세상은 나를 배신했고 이번에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테니까..


난 언젠가 말했듯이, 내 생에 불변하는 확고한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 내가 세상에 진실하면, 세상도 나에게 진실하리란 믿음.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진실이라면, 다른 이들도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란 믿음. 이러한 믿음이 배신당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믿음 자체가 배신당하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젠 나 자신이 그 진실에의 믿음과 의지를 지킬 수 있는가에 놓여있다. 많은 이들은 소위 '소란을 일으키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이 빌어먹을 한국 사회에선 무슨 그렇게 함이 최상의 가치인듯 하다.

좋다. 다 인정하겠다. 내가 한 개인으로써 정보수집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고, 그것을 판단하고 분석, 비판하는 능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불확실성과 오류들의 바다 속에서도 건져올린 진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난 그러한 진실들을 묵살하는 이들을 혐오한다.

내가 모든 것에 있어서 세상과 타협하고 단체와 타협할 수 있어도, 그 판명된 진실이란 부분에서는 절대 굽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현상유지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화합을 깨트린다는 점에서 그 진실을 덮어두라고 한다. 그냥 흘려보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빌어먹을 짓이 성인에의 관문이라면 난 성인이 아니고, 절대 될 일도 없을 것이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끝까지 사수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세상은 그 중심에서 보는가 변두리에서 보는가에 따라 전혀 달라지지만, 중심에 서서 모든 것을 운영하는 이들도 이 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 네가 옳다고 믿는 진실을 굽힌다면, 기필코 죽기전에 후회하는 순간이 오리라."

난 항상 이러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았고, 세상과 수많은 타협을 하고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진실에의 믿음은 굽히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들어, 이런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이것은 진실에의 회의가 아닌, 태도에의 회의랄까. 여전히 진실을 은폐하려는 이들에 대한 분노는 그리 달라지지 않았지만, 과연 내가 그것을 주장함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회의가 들고 있다. 사회 근본에의 환멸일지도 모르고, 아니면 단순한 토라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쪽이든, 현재로써는 충분히 혼란스럽다.

나의 진실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도, 놓아버리라고 재촉해도, 더이상 맞서 싸울 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두렵다. 물론 편해지겠지. 내 앞날을 생각하며, 사회의 안녕을 생각하며 놓아버릴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이가 외면해버린 진실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진실일 수 있는가.

점점 지쳐간다.
  1.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중, 笑い男(Laughing Man, 웃는 남자)의 로그. 원래 The Laughing Man이란 J.D.Salinger의 소설 제목이지만, 해당 글귀는 다른 소설인 호밀밭의 파수꾼(The Catcher In The Rye)에서 발췌된 것.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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