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man Begins (2005) : Why Do We Fall?
MuzeWeek/Culture
2008. 8. 5. 12:52
다시 2005년도 영화라 미안합니다만, 드디어 한국에 내일 정식 개봉하는 The Dark Knight(2008)에 앞서 한번 이야기를 해두고 가야 예의 아니겠는가. 사실 처음 볼 당시는 몰랐는데, 본 리뷰 작성을 위해 재감상을 해보니 확실히 뚜렷히 보이는 것들이 있더라. 확실히 나이를 먹고 나니 팀 버튼의 배트맨보다 이쪽이 더 와닿는 것일까? Christopher Nolan 감독과 David S. Goyer 작가는 2003년 초 작업을 시작하면서, 좀 더 어둡고 현실적인 톤에 바탕해 휴머니티와 리얼리즘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구상했다고 한다. 사실 Batman & Robin (1997)을 제외하고는 전작의 배트맨 시리즈들도 확실히 어둡고 느와르적인 색채가 강했는데, 그것보다 더 어둡게 만들겠다고? 확실히 Tim Burton의 작품들은 태생적 결함 덕에, 아무리 어두워도 아기자기하고 동화적인 냄새가 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Rachel Dawes in Batman's arms.
Bruce Wayne & Lucius Fox.
Bruce : And what path can Ra's al Ghul offer?아이러니는, 이렇게 자경단(vigilante, 비질란티)에 조소적 태도를 보이던 브루스 웨인이 그 대표주자 격인 배트맨이 되는 전개에 있다. 듀카드가 말하듯, 이른바 '영웅'이란 자기 만족을 위해 몸부림치는 슬픈 인간 군상의 하나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자기네들은 그런 허접한 류가 아니라고 우기지만, 더 뒤틀렸으면 뒤틀렸지 낫다고는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아마 브루스 웨인은 batman business(?)를 시작할 때부터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듀카드가 말하던 'Legend'가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닫지 않았을까. 다만 그가 The League of Shadows에서 배워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자신의 본질에 대한 태도가 있겠다. 마지막 장면에서 레이첼이 이렇게 말한다. "No. This...is your mask. Your real face is the one that criminals now fear." "아니, 이게(맨 얼굴) 네 마스크야. 너의 진짜 얼굴은 이제 범죄자들을 공포로 몰아넣는 그것이 되었어." 이 대사는 아마도 The Dark Knight(2008)을 위한 복선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 상식(맨 얼굴의 인간과 마스크를 쓴 영웅)에 어긋나는 대사는 바로 이 영화의 본질이기도 하다. 브루스 웨인의 실체를 숨기기 위해 존재하는 마스크가 아닌, 공포의 상징 배트맨의 실체를 숨기기 위해 존재하는 브루스 웨인. 대다수의 관객들이 그것을 눈치챘을지는 모르겠지만, Batman Begins(2005)는 이전의 배트맨 시리즈의 단순한 re-imagined가 아닌, 총체적으로 전혀 새로운 배트맨과 브루스 웨인의 시초인 것이다. (그리고 이 역시, Watchmen을 관통하던 'masked vigilante' 문제에 대한 David Goyer 작가의 답변이 아니었을까 판단된다.)
Ducard : The path of a man who shares his hatred of evil, and wishes to serve true justice. The path of the League of Shadows.
Bruce : [CHUCKLES] You're vigilantes.
Ducard : No, no, no. A vigilante is just a man lost in the scramble for his own gratification. He can be destroyed or locked up. But if you make yourself more than just a man, if you devote yourself to an ideal and if they can't stop you, then you become something else entirely.
Bruce : Which is?
Ducard : Legend, Mr. Wayne.
브루스 : 그래서, 라즈알굴이 알려줄 수 있는 그 '길'이란 뭔데요?
듀카드 : 악에 대한 증오감을 공유할 수 있는, 진정한 정의를 수행하고자하는 이의 길이지요. 바로 The League of Shadows의 길 말입니다.
브루스 : (낄낄) 당신들 자경단이군요.
듀카드 : 아뇨. 자경단이란 자기 만족을 위한 몸부림 속을 헤매는 하나의 인간에 불과합니다. 그는 패배하거나 감금될 수 있죠. 하지만 당신이 단순한 인간 이상의 것이 된다면, 이상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무도 당신을 막을 수가 없다면, 당신은 전혀 다른 종류의 무엇인가가 되는 겁니다.
브루스 : 그게 뭔데요?
듀카드 : 전설 말입니다. 웨인씨.
The Scarecrow.
Lying on the ground..
The New Batmobile, a.k.a. The Tumbler.
Why do we fall? So we can learn to pick ourselves up.
우리가 왜 추락한다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Bonus : Batman Begins (2005) 전체 스크립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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