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004.07.16 - Milano 2박째

Wanderer's Diary 2007. 9. 24. 01:27
[Traveling Circus]
Chiesa di Santa Maria delle Grazie :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교회
Largo Cairoli & Castello Sforzesco : 스포르체스코 성
Piazza del Duomo : 두오모 광장
Duomo di Milano : 밀라노 두오모
Galleria Vittorio Emanuele II & Piazza della Scala :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회랑
Via Montenapoleone & Miscellanies : 몬테나폴레오네 거리

숙박: Hotel Comfort Ritter. (★★★)

- 일어나서 아침 먹고 어제 도착한 Centrale역으로 다시 출격. (기차 이탈리아 구간을 모조리 예약하기 위해서.)
- Milano Centrale역도 나름대로 고풍스러운 멋이 있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클라이맥스, 쥰세이가 아오이를 맞이하는 그 장면! 크으 못 잊는 사람들 많을 것이다. 그 감동의 무대. 사실 유럽의 모든 역을 통틀어 가장 웅장하고 화려하기로 유명하다고 한다. 맞는 말이긴 하다. 조금 오래돼서 군데군데 그물을 쳐놓기는 했지만.
-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먹었다. (하아, 이젠 맥도날드냐.) Chicken Premiere라는 게 있어서 먹어봤는데 맛이 좋다. 약간 딱딱한 빵에 살사소스를 뿌린 닭고기 살 튀김에 아삭아삭한 양상추. 아마도 유럽 맥도날드에서 이룬 최고의 성과 일듯. (이것이 Mc의 로컬화인가!)
- 중앙역 앞에 Grazia라는 인터넷 카페가 있더라. (역 정문 왼쪽 맥도날드 옆.) 여기서 파리 떠날 때부터 스페인-니스 구간 동안 계속 쌓아둔 사진들을 드디어 비울 수 있었다. 더불어 약간의 싸이질도. LG모니터를 쓰더군. 유럽은 모니터는 다 LCD를 쓰는 것 같아 보인다. (인터넷은 겁나게 느리면서 버럭.)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예약을 하지 않아서 못 봤다. 털썩.
- 이 동네에는 Tram이라는 도시 전차가 아직도 다닌다. 신식 열차도 있고 조금 오래된 구식도 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운전사가 없다. 아니면 단지 내가 못 본건가.
- Castello Sforzesco(스포르체스코 성)에 갔는데, 솔직히 볼 것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양식이 특이했다.

- 밀라노의 Duomo도 대략 멋지긴 한데, 친절하게도 앞면을 전면 공사 중이더라. Duomo라는 게 난 피렌체에만 있는 줄 알았다. 냉정과 열정사이에 피렌체 두오모에 대해서 한참 설명을 해주지 않나. 그런데 거의 도시마다 하나씩 다 있더라. 따라서 내린 결론은, 두오모란 고유명사가 아닌 ‘주 성당’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하는 것. 아무튼 밀라노 두오모는 지붕을 타고 돌아다니는 게 대략 신기했다.

- 두오모에 갔다가, 그 옆에 있는 비또리오 에마누엘레 2세 회랑을 걸었다. (무슨 상가처럼 쓰여서 난 처음엔 그냥 멋있는 상점가 거리인줄 알았다.) Montenapoleone이란 동네를 가려고 그 회랑을 뚫고 나왔더니 우연히 스칼라 극장(La Scala)이 나왔다. (다빈치 동상이 있기에 앉아서 감상하며 쉬고 있는데 E군이 "어, 저게 스칼라 극장인가?"하며 웬 다 무너져가는 동네 회관 같은 건물을 가리키는 게 아닌가. 설마 했는데 그 스칼라 극장이 이 스칼라 극장일 줄이야. 털썩.) 역시 공사 중인지 안에 들어갈 수 있기는커녕 둘레에 커다란 카드보드지인지 뭔지로 스카라 극장의 역사를 그려놓은 도표를 세워놨더라. (여기서 이미 우리의 불운을 예감했어야 했는데.)
- Montenapoleone거리는 설명보다 훨씬 허접한 동네였다. (사실이다.) 적어도 내 입장에서 보기엔 그랬다. 단지 유명한 브랜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그 뿐이다. 뭐 물론 ‘밀라노’다운 거리이긴 했지만.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두오모 광장을 중심으로 반경 1km 정도에 불 것이 거의 다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두오모 광장은 밀라노의 심장이 아닌가 싶다. (위치상으로도 정확히 중앙에 위치한다.) 두오모 광장에서는 닭둘기들도 많고 모이 주는 이들도 많고 느긋하게 앉아 쉬는 사람도 많고 슬러쉬 파는 사람도 많다. (슬러쉬는 보통 초록색, 흰색, 빨간색으로 나눠서 판다. 가끔 흰색 대신 노란색인 곳도 있다. 초록색은 민트라는 걸 직접 확인했고, 빨간색은 분명 딸기일 테고, 흰색은 아마 그냥 소다 맛이 아니었을까. 노란색은 뭔지 참 궁금하다. 오렌지나 레몬 맛일지도 모르겠다.) 민트 슬러쉬는 정말이지 시원했다. 대신 너무 시원해서 작은 사이즈가 아니었으면 다 못 먹을 뻔 했다.

- Pizzeria Ristorante에서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란걸 먹어보기로 했다. (솔직히 우리는 무슨 음식점 체인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면 그냥 동네 피자집인 듯 하다. 피자 레스토랑. 따지자면 피자헛 플러스 정도 되려나.) 난 무슨 Bismark 피자란 걸 먹었는데 대략 추천이다. 베이컨+반숙 계란+치즈 토핑인데 반속 계란을 안 터트리고 먹을 때는 너무 짜서 물을 계속 마셔야했지만 반쯤 먹다 노른자를 터트리고 고루 퍼트려서 먹자 맛의 조화가 환상이다. 정말이지 맛있었다. E군은 정통 피자를 먹어보겠다고 마르게리따를 시켰다. 나름대로 요리대회에서도 인정받는 정통 이탈리안 삼색피자라고 한다. 초록에 푸른 야채, 하양에 치즈, 빨강에 토마토 해서 간단하면서도 깊은 맛을 자아낸다는데, 솔직히 제대로 만들지 않고는 단순한 치즈 피자에 불과하다. 그것도 엄청나게 맛없는.

- San Pellegrino라는 음료수가 프랑스의 Orangina랑 맛이 똑같더라. (Orangina 알만한 사람들은 대충 다 안다. 한국 편의점에서도 목격한 바가 있다. 우리 집 앞 편의점에서. 지금은 환타 아이스베리로 대체되었지만.) 아무튼 E군은 처음 파리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 오렌지맛 소다에 맛이 들렸다. 프랑스를 떠나도 Orangina를 떠나긴 싫다고 했던가. (뭐 나도 이탈리아에서 그런 음료를 하나 발견하긴 하지만.)